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어바웃 타임 (시간여행, 일상의 가치, 가족)

by gomyam 2026. 2. 22.

 

저는 어바웃 타임을 처음 봤을 때 단순한 로맨스 장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제 머릿속에 남은 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시간'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판타지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지극히 현실적인 질문이었습니다.

시간여행 능력이 주는 진짜 의미

주인공 팀은 21세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됩니다. 주먹을 쥐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떠올리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능력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던 팀이지만, 실험을 통해 이 능력이 진짜라는 걸 확인하죠.

솔직히 저도 영화를 보며 "나라면 어떻게 쓸까"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발표 전날로 돌아가서 완벽하게 준비하거나, 후회되는 말을 했던 순간으로 돌아가 다시 대화하고 싶었던 적이 많았거든요. 팀 역시 처음엔 이 능력을 사랑을 얻기 위한 도구로 사용합니다. 첫사랑 샬롯과의 아쉬운 이별, 메리와의 만남에서 얻은 전화번호를 잃어버린 상황 등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계속 과거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영화가 흥미로운 건 이 지점부터입니다. 시간을 되돌려도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동생 킷의 사고를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갔더니 자신의 딸이 아들로 바뀌어 있었고,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면 다른 사람의 삶도 예상치 못하게 변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시간여행은 만능이 아니었습니다.

일상의 가치를 다시 보게 만드는 방법

영화 중반부터 팀의 아버지는 중요한 조언을 합니다. 똑같은 하루를 두 번 살아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평소처럼 긴장하고 바쁘게 살고, 두 번째는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천천히 바라보며 살아보라고요. 저는 이 장면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라고 봅니다.

실제로 팀은 이 방법을 실천합니다. 출근길에 짜증 났던 순간들, 회의에서 실수한 장면들을 다시 경험하면서 두 번째는 여유 있게 웃으며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두 번째라고 해서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여전히 실수는 일어나고 예상 밖의 상황은 벌어집니다. 다만 그걸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뿐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실제로도 적용 가능한 태도였습니다. 영화를 본 이후 저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의식적으로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출근길 풍경, 동료와의 짧은 대화, 저녁 식사 시간 같은 것들이 사실은 반복되는 평범함이 아니라 하루에 한 번뿐인 순간이라는 걸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지금을 더 집중하게 만들더군요.

가족이라는 주제가 주는 울림

어바웃 타임은 로맨스 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족 영화에 가깝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영화 전체를 관통합니다. 팀의 아버지는 시간여행 능력을 물려준 선배이자, 삶을 대하는 태도를 가르쳐주는 스승 같은 존재입니다.

영화 후반부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는 장면부터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팀은 시간을 되돌려 아버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하지만, 결국 그것도 한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과거로 너무 많이 돌아가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녀의 존재가 바뀌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시간여행자라도 선택해야 할 순간이 오는 것이죠.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제 부모님과의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평소에는 전화 한 통, 함께하는 식사 한 끼가 당연하게 느껴졌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런 순간들이 언젠가 끝날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사건 없이도 이렇게 깊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마지막에서 팀은 결심합니다. 더 이상 시간여행을 하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겠다고요. 완벽한 하루를 만들려 애쓰는 것보다, 불완전한 오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진짜 행복이라는 걸 깨달은 것입니다.

저 역시 이 영화를 통해 '특별한 하루'를 만들려고 애쓰기보다 '특별하게 바라본 하루'가 더 중요하다는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결국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것, 그게 어바웃 타임이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였습니다. 판타지 설정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영화,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j_0VEimHsg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