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국가대표2를 보기 전까지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 실존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일반적으로 국가대표 영화라고 하면 화려한 성공 스토리를 기대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탈북자 출신, 쇼트트랙에서 쫓겨난 선수, 백수, 주부, 중학생까지 모인 급조된 팀의 이야기였으니까요.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화려한 결과보다 과정 자체가 얼마나 값진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실화 기반
영화는 2003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급조된 여자 아이스하키 팀의 실화를 다룹니다. 대한 아이스하키 협회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한 형식적인 팀이 필요했고, 은퇴한 술고래 백수 대웅을 감독으로 세웠습니다. 선수 구성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핀란드 이민을 꿈꾸는 탈북자 출신 지원, 폭행 사건으로 영구 제명 위기의 쇼트트랙 선수 채경, 전업주부 영재, 백수 가연, 중학생 소연까지 모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국가대표 팀이라고 하면 엘리트 선수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팀은 달랐습니다. 제 경험상 어떤 모임이든 처음에는 서로 맞지 않아 힘들기 마련인데, 이들은 그 정도가 심했습니다. 첫 연습 때부터 각자의 색깔이 강해서 충돌이 잦았고, 심지어 첫 시합 상대는 초등학생 팀이었는데 참담하게 패배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저는 솔직히 이 팀이 제대로 될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원의 고향에서 진행된 합숙 훈련이 전환점이었습니다. 실전 같은 연습을 위해 경기장을 만들고, YMC 선수들까지 합류시키면서 팀은 비로소 하나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밤늦게까지 개인 훈련을 하는 모습에서 진짜 국가대표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OST 감동
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OST가 장면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영화는 경기 장면의 박진감으로 승부를 본다고 알려져 있지만, 국가대표2는 음악이 감정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특히 선수들이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장면에서 흐르던 음악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시안게임 본선에서 중국과의 첫 경기는 참담한 패배였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두며 팀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일본과의 세 번째 경기는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아쉽게 패배했지만,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투혼이 빛났습니다. 저는 그 장면들을 보면서 예전에 제가 단체 활동을 할 때 처음엔 서로 맞지 않아 힘들었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호흡이 맞아가던 순간들이 영화 속 장면과 겹쳐 보였고, 그때 느꼈던 벅찬 감정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마지막 북한과의 경기는 특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지원은 북에 두고 온 동생 지혜를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고, 머리에 피가 나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골문을 지켰습니다.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지만, 결국 동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저는 울컥했습니다.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충분히 가치 있었기 때문입니다.
팀 성장
많은 분들이 국가대표2를 1편에 비해 흥행하지 못한 작품이라고 평가합니다. 실제로 박스오피스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결과보다 과정의 가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화려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하나의 팀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2004년 3회 아시아동계경기대회에서 남북이 다시 만나는 장면과 함께 실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사진을 보여주며 끝납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저는 이것이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에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탈북자의 딸, 쇼트트랙에서 쫓겨난 선수, 주부, 백수까지 도저히 나라를 대표할 것 같지 않던 사람들이 진짜 국가대표가 되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손에 땀을 쥐고 응원하게 되었고, 골이 들어가는 순간에는 마치 제가 직접 이룬 성과처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제대로 된 지원도 없이 창고 같은 곳에서 연습하고, 초등학생 팀에게 지는 굴욕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남습니다.
국가대표2는 완벽한 영화는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리고 도전하는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개인주의가 강한 시대에 팀워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